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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갔더라면 생겼을 결과 – 겨울편] 1-2. 붙어 있었던 게 아니라, 얼어 있었던 겁니다 외벽 도배와 부직포, 겨울 본드의 착시겉으로는 붙어 있었습니다.부직포는 처지지 않았고,이음도 벌어지지 않았고,손으로 눌러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그래서 많은 현장에서 이렇게 말합니다.“이 정도면 됐죠.”하지만 겨울 외벽에서 이 말은가장 위험한 합격 판정입니다.겨울 본드는 ‘경화’가 아니라 ‘정지’합니다 사진 속 장면은 흔합니다.외벽 면, 부직포 고정용 본드가마치 굳은 것처럼 보입니다.하지만 실제로는 화학 반응이 끝난 게 아니라온도 때문에 멈춰 있는 상태입니다.이 상태의 특징은 명확합니다. 손에 묻으면 끈적임이 남고표면은 잡힌 듯 보이지만안쪽은 젖은 채 살아 있습니다이건 접착이 아닙니다.시간을 빌린 임시 고정입니다.외벽은 실내보다 항상 한 박자 늦습니다겨울 공사에서 가장 자주 착각하는 포인트가 이겁니다. .. 2026. 2. 2.
[36편] 상담 단계에서, 이 ‘멈춤’을 어떻게 만들어내는가 공사는현장에서 망가지는 것 같지만실제로는 상담에서 이미 결정됩니다. 설명이 없던 현장은대부분 이 한 가지를 건너뜁니다. 👉 선택을 묻지 않습니다. 잘 되는 상담에는공통된 ‘멈춤 지점’이 있습니다.작업자가이 질문을 던지는 순간입니다. “이 조건에서도 진행하시겠어요?” 이 질문은공정을 늦추는 말이 아니라책임을 공유하는 스위치입니다. 멈춤을 만드는 상담은이 순서를 따릅니다. 1️⃣ 지금 상태를 숨김없이 보여준다2️⃣ 안 했을 때 생길 결과를 먼저 말한다3️⃣ 비용이 아니라 ‘결과 차이’를 비교한다4️⃣ 바로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여기서 핵심은 4번입니다.바로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오히려 신뢰를 만듭니다. 이 말을 들은 집은공사가 느려지지 않습니다.대신항의가 줄고분쟁이 사라지고“왜 미리 말 안 .. 2026. 2. 2.
[‘그냥’이라는 선택] ④ 벽지 속에서 시작된 녹물, 원인은 이미 그날 결정됐다 이 글은 도배를 ‘마무리 공정’이 아니라 ‘판단의 공정’으로 보는 연재의 일부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도배가 끝난 뒤가 아니라 벽지를 떼어낸 바로 그날에 이미 결과가 정해졌던 사례입니다.1️⃣ 녹물은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현장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도배한 지 몇 달 지났는데, 벽지에서 녹물이 올라왔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녹물은 몇 달 뒤에 생긴 게 아닙니다. 이미 벽지를 제거했을 때, 석고보드와 못 상태에서‘올라올 준비’를 끝내고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입니다.2️⃣ 문제의 시작: 벽지를 떼어낸 직후의 상태 기존 벽지를 제거하면 세 가지 중 하나의 상태가 나타납니다.석고보드 겉지와 속지가 모두 온전한 경우겉지는 손상됐지만 속지가 일부 남아 있는 .. 2026. 2. 1.
[35편] 이 질문을 안 했던 집에서, 실제로 터졌던 일 공사 중에는아무 일도 없어 보였습니다.작업자는 말이 없었고현장은 조용했고진행은 빨랐습니다. 문제는끝나고 나서 시작됐습니다. 벽지는하자가 아니라“이상한 느낌”으로 남았습니다.모서리가 미세하게 들뜨고특정 시간대에만 울고겨울이 깊어질수록 더 드러났습니다사진으로는설명되지 않는 문제였습니다. 의뢰인은 물었습니다.“이거, 왜 이런 거죠?” 작업자는 답했습니다.“그때 설명드리면 공사 못 했을 겁니다.” 여기서부터싸움이 아니라책임 공백이 시작됩니다. 설명을 안 했기 때문에선택은 없었고선택이 없었기 때문에책임도 남지 않았습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결과는 집주인이 떠안는 구조.이 집과전 편에서 말한‘그 질문을 먼저 던진 집’의 차이는기술이 아닙니다. 멈춤이 있었느냐 없었느냐그 차이 하나였습니다. 다음 이야기2026.0.. 2026. 2. 1.
[그냥 갔더라면 생겼을 결과 – 겨울편] 1-1. 우리는 그날, 그냥 가도 됐습니다 우리는 그날, 그냥 가도 됐습니다.공사 일정은 이미 잡혀 있었고,자재는 현장에 도착해 있었고,고객은 “날이 추워도 상관없다”고 말했습니다.누구도 틀린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그래서 더 위험한 순간이었습니다.겨울 공사는 늘 이런 식으로 시작됩니다.안 되는 이유보다“지금 해도 되지 않나?”라는 질문이 먼저 나옵니다. 현장 온도는 영상.손으로 만진 본드는 끈적였고,부직포는 벽에 붙는 것처럼 보였고,도장은 겉으로 보기엔 멀쩡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그게 ‘붙은 상태’가 아니라‘멈춘 상태’였다는 걸.겨울 공사의 함정은 ‘실패’가 아니라 ‘지연’입니다겨울에 생기는 문제는그날 바로 터지지 않습니다. 본드는 굳지 않은 채 시간을 멈추고도장은 표면만 잡힌 채 속을 숨기고몰딩은 붙은 게 아니라 기대어 있습니다 그래서 현.. 2026. 1. 31.
[34편] 이 질문이 먼저 나오면, 작업자는 계산부터 다시 한다 상담 초반에이 질문이 나오면작업자는 속으로 한 번 멈춥니다. “혹시 문제가 생기면, 그건 누가 판단하나요?” 이 질문은공사 기술을 묻는 게 아닙니다.결정권의 위치를 묻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이 없는 상담에서는결정권이 자연스럽게 작업자 쪽으로 쏠립니다.“일단 해보죠.”“이 정도는 괜찮습니다.”“다들 이렇게 합니다.”문제는그 말들이 틀려서가 아니라,되돌릴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반대로이 질문을 먼저 던진 집에서는작업자의 말이 달라집니다.“그 경우엔 멈추는 게 맞습니다.”“그건 설명을 드려야 합니다.”“선택하셔야 할 구간입니다.”공사가‘진행’이 아니라합의로 바뀌는 순간입니다. 집은싸게 고쳐서 좋아지는 게 아니라,통제하면서 고쳐질 때 결과가 남습니다. 다음 이야기2026.01.03 - [인테리어] - .. 2026.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