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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 2편] 구텐베르크의 도서관 [피지컬 AI : 2편] 구텐베르크의 도서관지식이 넘치기 시작한 순간, 인간은 더 똑똑해졌을까만약 구텐베르크가 오늘날 도서관에 들어온다면,그는 아마 감격하지 않을 것이다.대신 잠시 서서, 고개를 갸웃했을 가능성이 크다.책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그가 만든 인쇄기는지식을 보존하려는 장치가 아니라지식을 복제하려는 장치였다.그리고 복제는 언제나, 의도보다 빠르게 번진다.필사에서 인쇄로지식이 ‘사건’에서 ‘상품’이 되다인쇄 이전의 책은 희귀했다.베껴 쓰는 데 시간이 들었고,오류가 생겼고,그래서 읽는 행위는 거의 의식에 가까웠다.인쇄는 이 모든 것을 바꿨다.책은 싸졌고수는 늘었고접근은 쉬워졌다지식은 더 이상“만나는 것”이 아니라“가져오는 것”이 되었다.여기서 인류는 중요한 선택을 한다.깊이보다 양을 택한 선택이다... 2026. 1. 14.
[18편] ❝이 체크리스트를 불편해하는 작업자 유형❞ 17번 체크리스트를 보여줬을 때, 작업자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하나는 질문을 환영하는 쪽, 다른 하나는 그 질문을 불편해하는 쪽입니다.이 글은 후자를 구분하기 위한 기록입니다. 유형 1️⃣ “그냥 다들 이렇게 합니다” 형이 말이 나오는 순간, 설명은 멈추고 공정만 앞으로 갑니다.왜 그런지에 대한 이유는 없고다른 선택지는 제시되지 않으며결과에 대한 책임은 흐려집니다이 유형은 빠릅니다. 하지만 빠른 만큼, 되돌릴 여지는 없습니다.유형 2️⃣ “지금 안 하면 더 비싸져요”형추가 공정이 필요한 설명이 아니라, 결정을 재촉하는 말부터 나옵니다.왜 지금이어야 하는지지금과 나중의 차이가 무엇인지이 두 가지가 설명되지 않는다면, 그건 안내가 아니라 압박에 가깝습니다.유형 3️⃣ “이건 원래 그런 거예요”형.. 2026. 1. 14.
[그때 멈췄기에] 2 기존 벽지 제거 후 나타나는 신호들 그래서 그날, 나는 도배를 멈췄다 이 상태에서 그냥 가도 됐습니다일정도 문제 없었고,집주인도 “괜찮아 보이네요”라고 했습니다.사진만 보면크게 터진 하자도 없고,당장 손을 멈출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현장에서는 이런 순간이 가장 위험합니다.아무도 말리지 않는 상태니까요.멈춘 이유는 간단했습니다풀을 올릴 생각을 하자,머릿속에 결과가 먼저 떠올랐습니다.석고보드 속지가 풀을 먹는 순간합지 벽지 위로 서서히 올라올 누런 기운고정 못 자리에서 번질 녹물지금은 깨끗해 보이지만,이 장면은 도배 후 하자 사진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높았습니다.그래서 작업을 이어가지 않았습니다.현장에서의 선택은 늘 번거로운 쪽입니다바로 도배하면시간도 줄고, 비용도 줄어듭니다.하지만 이 날은가장자리와 등자리에서 손이 멈췄습니다.천장 가장자리.. 2026. 1. 13.
[17편] ❝공사 전에 이것만 확인해도,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이 글은 기술 설명이 아닙니다.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의뢰인이 준비해야 할 최소 조건을 정리한 체크리스트입니다.현장에서 수없이 반복된 문제들은, 대부분 이 단계에서 이미 결정됩니다.✅ 작업 전 필수 체크리스트 1️⃣ 짐 정리 범위는 어디까지인가방 전체인지, 부분 이동인지가구는 완전 반출인지, 한쪽 몰기인지작업 중 재이동이 필요한지 여부짐이 남아 있으면 공정이 나뉘고, 결과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질 수 없습니다.2️⃣ 견적 당시 보이지 않았던 문제 발생 시 대응 기준추가 설명 후 선택이 가능한지사진이나 현장으로 직접 확인시켜 주는지‘일단 덮고 가는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지설명 없는 진행은, 나중에 선택권도 사라지게 만듭니다.3️⃣ 계절 변수에 대한 설명 여부겨울 건조 시간여름 습도 영향난방·환기 조건 조율.. 2026. 1. 13.
[피지컬 AI -1편] 소크라테스의 후회 문자 혁명은 인간의 기억을 어떻게 바꿔놓았는가 소크라테스는 글을 쓰지 않았다.정확히 말하면, 글을 믿지 않았다.그는 문자를 이렇게 보았다.사람들이 글에 의존하는 순간,기억은 훈련되지 않고사유는 얕아지며지혜는 겉모습만 남는다고.아이러니하게도우리가 소크라테스를 아는 이유는그의 제자 플라톤이 남긴 문자 덕분이다.여기서 질문이 시작된다. 소크라테스는 정말 틀렸을까?아니면, 너무 일찍 맞았던 걸까?기억하던 인간, 외워야만 했던 시대문자가 없던 시대의 기억은지식이 아니라 능력이었다. 시를 통째로 외우고신화와 법을 암송하고대화를 통해 개념을 다듬었다 기억은 저장이 아니라 행위였다.기억한다는 것은,내 안에서 지식을 계속 되살리는 노동이었다.그래서 소크라테스에게 철학은적는 일이 아니라 묻는 일이었고,지식은 쌓는 게 아.. 2026. 1. 12.
[16편] ❝작업자 입장에선 손해지만, 그래도 멈췄던 선택❞ 현장에서 공사를 멈춘다는 건, 작업자 입장에서는 거의 없는 선택입니다.공정을 멈추면일정이 꼬이고다음 현장에 영향을 주고당장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춰야만 했던 순간들이 있습니다.사진 설명 : 공사 중단 직전의 현장 상태사진 설명 가이드기초 상태가 예상과 다른 벽면레벨이 맞지 않는 구조그대로 진행하면 덮이게 될 문제 지점이 상태에서 작업을 이어가면 겉으로는 빠르게 끝낼 수 있습니다.하지만 작업자는 이미 압니다. 이대로 가면, 결과가 좋을 수 없다는 걸.왜 이 선택이 ‘손해’인지공사를 멈추는 순간,하루 일정이 날아가고팀 전체의 동선이 다시 짜이고설명과 설득에 시간이 들어갑니다이 시간은 대부분 비용으로 환산되지 않습니다.그럼에도 멈춘 이유문제를 덮고 가면, 결국 다시 불려오게 되고그때.. 2026. 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