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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편] 멈추지 않았을 때, 실제로 터졌던 문제들 현장에서 문제가 터질 때대부분 이런 말이 따라옵니다.“그땐 몰랐어요.”“그 정도일 줄은…”하지만 냉정하게 보면멈출 수 있는 순간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사례 1 | 벽지만 붙였는데, 하자가 더 커진 집 천장 처짐이 보였지만“천장은 안 하기로 했잖아요”라는 말에그대로 진행했습니다.결과는 이랬습니다.도배선이 천장 라인을 따라 전부 틀어짐벽지는 새것인데 집은 더 낡아 보임의뢰인은 “돈 들여 망쳤다”는 감정만 남음기술 문제가 아니라멈추지 않은 선택의 결과였습니다. 사례 2 | 겨울 공사, 습도 얘기 안 하고 진행한 집 일정이 급했고설명하면 번거로울 것 같았습니다.결과는 2주 뒤에 왔습니다.벽지 모서리 들뜸“왜 우리 집만 이러냐”는 전화재시공 요구, 비용 다툼그때 필요한 건 기술자가 아니라설명하는 사람이었습니다.. 2026. 2. 4.
[현장은 이렇게 다르다] 1편 벽지는 마지막에야 죄를 뒤집어쓴다 이 현장에 처음 들어섰을 때,벽지는 이미 벗겨져 있었고천장은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사람들은 보통 이 순간에 이렇게 말한다.“벽지가 오래돼서 그래요.”“요즘 풀들이 약해졌죠.”“다시 하면 괜찮을 겁니다.” 하지만 현장은 그런 말에 대답하지 않는다.현장은 이미 남아 있는 흔적만 보여준다.천장 합판에 남은 갈색 선,불규칙하게 번진 얼룩,그리고 목상은 멀쩡한데 혼자만 상처 입은 판재.이 조합은 우연이 아니다.문제가 생긴 시점은, 늘 우리가 보지 않는 쪽이다도배가 끝난 날이 아니다.벽지가 들뜬 날도 아니다.이 현장의 문제는콘크리트가 굳고, 마감이 올라가기 전,아무도 멈추지 않았던 그 순간에 이미 결정됐다.구조체 내부에 남은 수분철물과 만난 물차단도, 건조도 없이 덮어버린 공정이 세 가지가 만나면결과는 늘 같다... 2026. 2. 3.
[37편] 이 질문을 했던 집과, 끝내 안 했던 집의 차이 두 집은같은 평수, 같은 예산, 같은 겨울이었습니다.차이는 하나뿐이었습니다.상담에서 이 질문을 했느냐, 안 했느냐. “이 상태에서 진행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나요?”질문을 했던 집작업자는벽을 뜯기 전에 멈췄습니다.천장 처짐 수치 설명겨울 습도와 접착 실패 가능성 공유공정 추가 여부 선택권을 의뢰인에게 넘김결정은 늦어졌지만공사는 매끄러웠습니다.완공 후 남은 말은“다행히 미리 알았네요”였습니다. 질문을 안 했던 집 상담은 빨랐고공사는 바로 들어갔습니다.하지만도배 후 들뜸 발생“왜 이 얘긴 안 했냐”는 항의추가 비용을 두고 감정 싸움결과적으로공사 기간은 더 길어졌고신뢰는 남지 않았습니다. 이 차이는기술이 아니라 질문의 유무였습니다.질문은공사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습니다.오히려책임의 경계를 선명하게 만.. 2026. 2. 3.
[그냥 갔더라면 생겼을 결과 – 겨울편] 1-2. 붙어 있었던 게 아니라, 얼어 있었던 겁니다 외벽 도배와 부직포, 겨울 본드의 착시겉으로는 붙어 있었습니다.부직포는 처지지 않았고,이음도 벌어지지 않았고,손으로 눌러도 떨어지지 않았습니다.그래서 많은 현장에서 이렇게 말합니다.“이 정도면 됐죠.”하지만 겨울 외벽에서 이 말은가장 위험한 합격 판정입니다.겨울 본드는 ‘경화’가 아니라 ‘정지’합니다 사진 속 장면은 흔합니다.외벽 면, 부직포 고정용 본드가마치 굳은 것처럼 보입니다.하지만 실제로는 화학 반응이 끝난 게 아니라온도 때문에 멈춰 있는 상태입니다.이 상태의 특징은 명확합니다. 손에 묻으면 끈적임이 남고표면은 잡힌 듯 보이지만안쪽은 젖은 채 살아 있습니다이건 접착이 아닙니다.시간을 빌린 임시 고정입니다.외벽은 실내보다 항상 한 박자 늦습니다겨울 공사에서 가장 자주 착각하는 포인트가 이겁니다. .. 2026. 2. 2.
[36편] 상담 단계에서, 이 ‘멈춤’을 어떻게 만들어내는가 공사는현장에서 망가지는 것 같지만실제로는 상담에서 이미 결정됩니다. 설명이 없던 현장은대부분 이 한 가지를 건너뜁니다. 👉 선택을 묻지 않습니다. 잘 되는 상담에는공통된 ‘멈춤 지점’이 있습니다.작업자가이 질문을 던지는 순간입니다. “이 조건에서도 진행하시겠어요?” 이 질문은공정을 늦추는 말이 아니라책임을 공유하는 스위치입니다. 멈춤을 만드는 상담은이 순서를 따릅니다. 1️⃣ 지금 상태를 숨김없이 보여준다2️⃣ 안 했을 때 생길 결과를 먼저 말한다3️⃣ 비용이 아니라 ‘결과 차이’를 비교한다4️⃣ 바로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여기서 핵심은 4번입니다.바로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오히려 신뢰를 만듭니다. 이 말을 들은 집은공사가 느려지지 않습니다.대신항의가 줄고분쟁이 사라지고“왜 미리 말 안 .. 2026. 2. 2.
[‘그냥’이라는 선택] ④ 벽지 속에서 시작된 녹물, 원인은 이미 그날 결정됐다 이 글은 도배를 ‘마무리 공정’이 아니라 ‘판단의 공정’으로 보는 연재의 일부입니다. 오늘 이야기는, 도배가 끝난 뒤가 아니라 벽지를 떼어낸 바로 그날에 이미 결과가 정해졌던 사례입니다.1️⃣ 녹물은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현장에서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도배한 지 몇 달 지났는데, 벽지에서 녹물이 올라왔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녹물은 몇 달 뒤에 생긴 게 아닙니다. 이미 벽지를 제거했을 때, 석고보드와 못 상태에서‘올라올 준비’를 끝내고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입니다.2️⃣ 문제의 시작: 벽지를 떼어낸 직후의 상태 기존 벽지를 제거하면 세 가지 중 하나의 상태가 나타납니다.석고보드 겉지와 속지가 모두 온전한 경우겉지는 손상됐지만 속지가 일부 남아 있는 .. 2026. 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