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를 제거하고 나면
가끔 이런 벽을 만난다.
겉지는 사라지고
석고보드 속지가 그대로 드러난 상태.
언뜻 보면
“도배만 다시 하면 되겠네”
라고 생각하기 쉬운 장면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상태를 그렇게 가볍게 보지 않는다.
이 사진은
문제가 생기기 전 단계가 아니라,
이미 문제가 시작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 상태가 위험한 이유
석고보드의 속지는
표면 마감재가 아니다.
속지는 본래
겉지를 지탱하기 위한 구조층이고,
수분과 풀을 흡수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즉,
- 도배 풀을 먹는 순간
- 속지는 불어나고
- 그 성분이 다시 위로 베어 나온다
특히 합지 벽지를 사용할 경우,
시간이 지나며
벽지 위로 누런 물이 스며 올라오는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문제는 이게
도배 직후가 아니라
며칠, 혹은 몇 주 뒤에 나타난다는 점이다.
또 하나의 복병, 석고보드 고정 못
사진을 보면
등자리와 가장자리를 따라
석고보드 고정용 못 자국이 그대로 보인다.
이 못들 역시
풀을 먹으면 문제가 된다.
- 수분을 먹은 못은 산화되고
- 시간이 지나면
- 벽지 위로 녹물이 배어 나온다
이 역시
초기에는 멀쩡하다가
입주 후, 혹은 생활 중에 서서히 나타난다.
그래서 이 단계는
“도배를 시작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
반드시 멈추고 판단해야 하는 지점이다.
여기서 바로 도배하면 생기는 일
이 상태에서
아무 조치 없이 바로 도배를 하면,
- 누런 물 얼룩
- 녹물 자국
- 부분 변색
- 하자 재발
이 중 하나 이상은
거의 피할 수 없다.
그리고 더 무서운 건,
이 모든 문제가
“시공 직후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이 상태를 보고
도배를 진행하지 않는다.
반드시 거쳐야 하는 판단과 공정
이때 필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판단이다.
판단 1
이 벽은 ‘마감 대상’이 아니라
차단이 필요한 상태다
판단 2
전체를 밀착시키는 도배는
오히려 문제를 키운다
그래서 선택하는 방법이
다음 공정이다.
실제 현장에서의 대응 방법
- 가장자리와 등자리
→ 풀과 수분이 집중되는 구간
→ 바인더로 코팅 - 고정 못 주변 포함
→ 녹물 차단 목적
→ 반드시 함께 처리 - 그 위에
부직포 + 운용지로
공간초배 구성 - 단, 가장자리와 등자리를 제외한 면은
의도적으로 미세하게 띄운다
이 ‘띄움’이 핵심이다.
완전히 밀착시키지 않음으로써
속지에서 올라오려는
누런 물과 녹물이
벽지 표면까지 도달하지 못하게 막는다.

이 사진은
“왜 하자가 생겼는지”를 설명하는 사진이 아니다.
“왜 여기서 멈췄는지”를 설명하는 사진이다.
겉지가 사라지고
속지가 드러났을 때,
그대로 가면
문제가 된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고
차단을 선택하면
문제는 아예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이 글의 결론은 하나다
하자는
실력이 부족해서 생기는 경우보다
멈추지 않아서 생기는 경우가 더 많다.
이 현장은
그걸 잘 보여주는 사례다.
다음 편에서는
이 차단 공정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됐는지,
그리고 그 이후
왜 문제가 올라오지 않았는지를
사진으로 이어가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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