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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배인테리어

[현장은 이렇게 다르다] 1편 벽지는 마지막에야 죄를 뒤집어쓴다

by 억수르 2026.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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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장에 처음 들어섰을 때,
벽지는 이미 벗겨져 있었고
천장은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사람들은 보통 이 순간에 이렇게 말한다.


“벽지가 오래돼서 그래요.”
“요즘 풀들이 약해졌죠.”
“다시 하면 괜찮을 겁니다.”

 

하지만 현장은 그런 말에 대답하지 않는다.
현장은 이미 남아 있는 흔적만 보여준다.

천장 합판에 남은 갈색 선,
불규칙하게 번진 얼룩,
그리고 목상은 멀쩡한데 혼자만 상처 입은 판재.

이 조합은 우연이 아니다.


문제가 생긴 시점은, 늘 우리가 보지 않는 쪽이다

도배가 끝난 날이 아니다.
벽지가 들뜬 날도 아니다.

이 현장의 문제는
콘크리트가 굳고, 마감이 올라가기 전,
아무도 멈추지 않았던 그 순간에 이미 결정됐다.

  • 구조체 내부에 남은 수분
  • 철물과 만난 물
  • 차단도, 건조도 없이 덮어버린 공정

이 세 가지가 만나면
결과는 늘 같다.

겉은 멀쩡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안쪽에서부터 올라온다.


그래서 현장은 ‘다르다’

설명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지 않다.

 

“여기서 한 번만 더 확인했으면,
이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현장을 많이 본 사람은 안다.
문제는 항상
보이지 않는 순서에서 시작된다는 걸.

벽지는 마지막에 붙는다.


그래서 마지막에 욕을 먹는다.

하지만 책임은
늘 그보다 훨씬 앞에 있다.


이 연재는 결과를 말하지 않는다

이 연재는
“왜 이렇게 됐는지”를 묻지 않는다.

대신 묻는다.

 

  • 어디에서 멈췄어야 했는가
  • 누가 판단했어야 했는가
  • 그때 왜 그냥 넘어갔는가

 

[현장은 이렇게 다르다]는
마감재 이야기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걸 처리하는 사람과,
그냥 덮는 사람의 차이
에 대한 기록이다.


 

다음 이야기

2026.01.14 - [도배인테리어] - [현장은 이렇게 다르다] 2편 같은 얼룩, 전혀 다른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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