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해야 일은 하역 작업이다. 내려야 할 짐들이 많다는 뜻에서 하역이라고 적었다. 그날에 필요한 짐들 - 기계, 발판, 공구, 연장, 주재료, 부자재, 청소용품, 전등 기타 - 을 차에서 내려 현장으로 옮긴다. 좁은 현장은 들어 놓기가 힘들다. 필요할 때마다 차에 갖다 놓고 가져와야 한다.
연장을 제외한 모든 짐은 공용이거나 특별한 용도이다. 작업 주문을 받은 사람이 준비해야 한다. 하나라도 없으면 진행이 매끄럽지 않거나 지연의 원인일 수 있다. 주문받기 전에 견적서에 포함된 주자재 또는 부자재이다. 없으면 안 된다. 견적서를 작성하기 전에 현장을 방문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연장은 작업자 개인이 준비를 해야 하는 품목이다. 공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필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 표시를 해야 한다. 의외로 많은 공정에서 표시를 많이 한다. 개인적 또는 단체로 하는 작업에서 표시는 매우 중요한 의사소통이다. 연필 없이 학교 가거나, 총 없이 전쟁에 나가는 경우와 비슷하다. 총처럼 오랫동안 사용하는 주요 연장도 있지만, 총알처럼 없어지는 소모품도 있다. 이 모든 연장은 개인의 몫이다.
처음 배우는 초심자였을 때, 개인 연장 준비에 미흡할 때도 있다. 빌려 사용할 수도 있지만, 싫은 소리를 들어야 할 때가 많다. 우리 뇌는 싫은 소리를 듣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 질책하거나 악한 감정 섞인 말은 상대를 깨우쳐 주기보다 서로에 대한 나쁜 감정만 키운다. 겉으론 웃지만 속으론 욕을 할지도 모른다.
본인만 완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전에 그런 싫은 소리를 늘 밥 먹듯이 했었다. 최근에 반대의 경우가 생겼다. 남들을 깎아 내리면 본인은 높아 보이는 듯하다. 사실 그렇지가 않다. 겉으로 보이는 반응과 속으로 나타나는 응답이 다르다. 싫은 소리를 들으면, 바깥으론 미안한다고 하지만, 마음속으론 너도 잘하는지 지켜보겠다 등의 비판적인 생각으로 그를 지켜보게 된다. 서로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제 살 깎여나가듯 한다.
개인 소지품 하나 빌리는 그 짧은 순간 행위에도 여러 마음이 오가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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