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 2편] 구텐베르크의 도서관
지식이 넘치기 시작한 순간, 인간은 더 똑똑해졌을까
만약 구텐베르크가 오늘날 도서관에 들어온다면,
그는 아마 감격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잠시 서서, 고개를 갸웃했을 가능성이 크다.
책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가 만든 인쇄기는
지식을 보존하려는 장치가 아니라
지식을 복제하려는 장치였다.
그리고 복제는 언제나, 의도보다 빠르게 번진다.
필사에서 인쇄로
지식이 ‘사건’에서 ‘상품’이 되다
인쇄 이전의 책은 희귀했다.
베껴 쓰는 데 시간이 들었고,
오류가 생겼고,
그래서 읽는 행위는 거의 의식에 가까웠다.
인쇄는 이 모든 것을 바꿨다.
- 책은 싸졌고
- 수는 늘었고
- 접근은 쉬워졌다
지식은 더 이상
“만나는 것”이 아니라
“가져오는 것”이 되었다.
여기서 인류는 중요한 선택을 한다.
깊이보다 양을 택한 선택이다.
도서관이 커질수록, 독서는 얕아졌다
구텐베르크 이후의 도서관은
인류의 승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변화가 일어났다.
- 모든 책을 읽을 수 없게 되었다
- 요약과 발췌가 힘을 얻었다
- ‘이해’보다 ‘참조’가 중요해졌다
지식은 늘었지만
사람의 머리는 그대로였다.
그래서 인간은
지식을 소화하는 존재에서
지식을 관리하는 존재로 이동했다.
인쇄는 지식을 민주화했지만, 사고를 평균화했다
인쇄술은 분명 위대한 기술이다.
종교개혁, 과학혁명, 계몽주의
모두 인쇄의 자식들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자주 말해지지 않는 효과가 있다.
사고의 표준화.
- 동일한 텍스트
- 동일한 논리
- 동일한 교과서
사람들은 더 많은 지식을 가졌지만,
비슷한 방식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지식은 퍼졌고,
사고는 좁아졌다.
AI는 ‘구텐베르크의 가속기’다
지금 AI 앞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인쇄혁명 당시와 닮아 있다.
- 너무 많은 정보
- 너무 빠른 생산
- 너무 쉬운 접근
차이점이 하나 있다면, 이거다.
인쇄는 지식을 복제했고
AI는 사고의 패턴을 복제한다.
요약, 비교, 설명, 판단
이제 이 모든 것이
버튼 하나로 생성된다.
도서관은 더 이상 건물이 아니라
대화창이 되었다.
지식이 넘칠수록, 질문의 질이 중요해진다
책이 귀하던 시대에는
읽는 사람이 똑똑했다.
책이 넘치는 시대에는
무엇을 읽지 않을지 결정하는 사람이 똑똑하다.
AI 시대도 같다.
- 정보를 찾는 능력 ❌
- 질문을 설계하는 능력 ⭕
지식이 무한해질수록
사고의 가치는 선별에서 생긴다.
구텐베르크의 도서관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모든 책을 읽은 사람이 아니라
읽을 책을 고른 사람이었다.
우리는 지금, 도서관의 사서가 되려 한다
AI는 묻지 않는다.
다만, 무엇이든 꺼내 준다.
그래서 인간의 역할은
지식을 생산하는 것에서
지식의 기준을 세우는 것으로 이동한다.
- 무엇이 중요한가
- 무엇이 위험한가
- 무엇을 남길 것인가
이 질문들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만이 답할 수 있다.
다음 편을 위한 문 하나
인쇄는 지식을 외주화했고,
엔진은 노동을 외주화했다.
그렇다면 AI는 무엇을 외주화하고 있는가?
지난 이야기
2026.01.08 - [분류 전체보기] - [피지컬 AI : 1편] 소크라테스의 후회
'정보·뉴스·셀프'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피지컬 AI -1편] 소크라테스의 후회 (3) | 2026.01.12 |
|---|---|
| [피지컬 AI : 0 편] 대한민국의 ‘정답지’는 사라졌다 (0) | 2026.01.09 |
| 🏠 셀프 소유권이전등기 완벽 가이드: 서류 준비부터 효율성 확보까지 (0) | 2025.12.12 |
| 운전면허 진위 확인 간단 조회 방법: 실무자를 위한 완벽 가이드 (6) | 2025.12.11 |
| 겨울철 벽지 관리법 | 결로 예방과 따뜻한 색감 인테리어 팁 (0) | 2025.11.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