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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당일2

[현장 당일] 합판이 기억하고 있던 누런 흔적 시골집이었다.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건 냄새도, 추위도 아니었다.시간이었다.벽은 조용했지만, 이미 한 번 말을 했던 흔적이 남아 있었다.천장 아래, 벽지 위로 희미하게 번진 누런 그림자.합판에서 올라왔다가, 벽지가 대신 맞아준 흔적이다.사실 방법은 간단했다.기존 벽지 위에 덧빵.요즘 많이들 하는 방식이고, 당장은 깔끔하게 나온다.사진 찍기엔 좋다.문제는 사진 밖의 시간이다. “지금은 멀쩡해 보일 겁니다”사장님께 이렇게 말했다. “덧빵으로 가도, 지금은 깔끔하게 나옵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이런 집, 이런 상태… 수없이 봐왔으니까.하지만 바로 이어서 사진 한 장을 보여드렸다.합판에서 이염이 올라왔던 자리. “이건 벽지 문제가 아니라,속에서 이미 한 번 준비했던 물이에요.” 이염은 성격이 있다.한 번 길.. 2026. 3. 14.
[현장 당일] 그냥 갔더라면, 벽은 말을 했을 것이다 처음 그 집에 들어갔을 때,벽은 이미 알고 있었다.“덮지 마라.”말을 하진 않았지만,합판에서 올라온 누런 기운이기존 벽지 뒤에서 조용히 배어 나오고 있었다.시골집 특유의 냄새,시간이 쌓인 나무의 숨결 같은 것.겉보기엔 멀쩡했다.덧빵 한 번 치고,초배 한 장 덮고,벽지 올리면 끝나는 현장처럼 보였다.그냥 가도 됐을지도 모른다.아무도 당장은 몰랐을 것이다. 벽은 기억을 숨기지 못한다합판은 정직하다.시간을 먹고, 습기를 먹고,그 기억을 이염으로 토해낸다.덧빵을 했다면처음엔 깨끗했을 것이다.하지만 계절이 한 번 돌고,난방이 들어가고,습기가 오르면벽지는 서서히 말을 시작한다.누렇게.아주 천천히.그때가 되면시공자는 현장에 없다.그래서 방향을 틀었다나는 벽을 덮지 않고공간초배로 방향을 틀었다.벽과 벽지 사이에숨 쉴 .. 2026.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