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보금자리, 나를 닮은 공간

 

집이라는 공간은 단순히 머무르는 장소가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반영하는 거울이며, 인생의 중요한 한 페이지를 담아내는 그릇이다. 최근 나는 '인생의 마지막 집'이라는 생각으로 집을 매매하고, 세심하게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이 과정은 단순하 공간의 재구성이 아니라, 삶의 가치와 철학을 담아내는 여정이었다.

 

50대에 접어든 나는 이 집을 나의 마지막 안식처로 여기며, 오랜 시간의 고민과 경험을 반영한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젊은 시절, 경제적인 이유로 좁은 공간에 머물렀지만, 꾸준한 노력과 준비 끝에 넓은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 집은 단순한 성공의 상징이 아니라, 내 삶의 터전이자 나를 닮은 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했다. 결국 이 집은 나 자신의 심리적, 문화적 여정을 반영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인테리어를 구상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것은 '편안함'과 '개성'이었다. 집을 둘러보면, 처음 현관에 들어설 때부터 느껴지는 여유로운 공간감, 곳곳에 배치된 작품들, 각 공간의 기능성을 고려한 배치는 나의 삶의 방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거실과 주방을 넓게 트고, 방을 최소화한 것은 아이들이 독립하고 부부만 남은 생활 방식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특히 주방은 나의 문화적 교류를 위한 공간으로 완성했다. 해외에서 온 손님들과 함께 한국식 가정식을 나눌 수 있도록 넓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러한 세심한 공간 배치는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 내 삶의 가치와 관계의 중요성을 상징하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주방이 아니라, 문화와 감정이 교류하는 무대다.

 

이 집은 단순히 화려하거나, 고급스러운 집이 아니다. 오히려 많은 시행착오 끝에 완성된, 나의 철학기 담긴 공간이다. 미술관을 연상시키는 거실, 한옥의 디딤돌에서 영감을 얻은 현관, 세컨드 주바까지 - 모든 요소가 나의 경험과 배움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의 구성은 단순한 미적 요소를 넘어, 시간과 노력이 축적된 결과다.

 

집은 이제 나에게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니라, 남은 인생을 편하하고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는 '마지막 보금자리'가 되었다. 이곳에서 나는 하루의 피로를 씻고,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을 쌓아갈 것이다. 삶의 끝자락에서  편안함과 안정감을 제고하는 이 공간이야말로, 내가 꿈꿔온 집의 진정한 모습니다.

 

사람들은 종종 집을 물리적 구조물로만 여긴다. 그러나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집은 단순한 벽과 지붕을 넘어 우리의 희망과 꿈, 두려움과 기쁨을 담아내는 복합적인 공간이다. 내 집을 설계하고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과정은 나 자신을 깊이 이해하고, 진정한 가치와 철학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과정이었다. 집을 꾸미며 나는 내 삶의 우선순위를 재정비하고, 무엇이 진정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지를 깨달았다.

 

이 집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개가 교차하는 장소다. 과거의 나는 작은 공간에서 삶을 꾸려가며 언젠가 보다 넓고 따뜻한 보금자리를 꿈꾸었다. 현재의 나는 그 꿈을 이루었고, 미래의 나는 이곳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소중한 기억들을 쌓아갈 것이다. 결국, 집은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삶의 무대'인 것이다.